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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지 피아니스트는 “지역 예술 생태계를 풍요롭게 하는데 기여했으면 하는 욕심이 있다. 올해는 지역만의 특색을 담거나 2030세대를 겨냥한 프로그램 등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
전남대 음악대학 피아노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최씨는 지난 2023년 광주시 청년문화예술기획자 양성학교 과정을 수료하면서 처음 공연기획에 관심을 가졌다. 공연기획자로서 첫 데뷔작은 그해 선보인 ‘리멤버 아티스트’(Remember Artist). 그가 프로그램 지원금 100만원에 사비를 들여 선보인 공연이다. ‘아티스트를 기억하다’라는 뜻의 제목에는 대학에서 음악을 공부했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다른 길을 택한 이들이 예술인으로서 꿈을 그리며 다시 선 무대라는 기획의도가 담겼다.
“대학 동기가 연주를 너무 하고 싶은데 무대에 설 기회가 없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 말에 아이디어를 얻어 기획한 연주회가 ‘리멤버 아티스트’죠. 첫 공연기획이라 욕심이 컸는데 꼭 금호아트홀에서 공연을 하고 싶었어요. 지원금 100만원으로는 대관비를 겨우 낼 정도였기에 사비를 투자했습니다. 포스터를 만들고, 직접 홍보도 해보고 모든 과정이 새로운 도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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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지 피아니스트가 ‘최혜지 김민호 조인트 리사이틀’ 공연에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
최혜지씨는 비교적 늦게 피아노를 시작한 편으로 대학 입학이 순탄치 않았다. 삼수 끝에 전남대 음악학과에 입학한 후 코로나19로 공연계가 침체기를 겪으면서 진로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졌다. 남들보다 늦게 들어왔기에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그를 따라다녔다. 피아노를 치고 싶긴 했지만 이것만으로 먹고 살 순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 곳만 보지 말고 스펙트럼을 넓혀야겠다 마음먹었고, 광주예술의전당, 금호아트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양한 공연예술 분야 현장을 접했다.
“대학에 늦게 입학했기에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신입생 때부터 공연과 기획 일에 관심이 많아 무대와 가까운 곳에서 보고 배울 수 있는 공연장 스태프 일을 했죠. 연주도 교내뿐 아니라 외부 연주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어요. 코로나19로 공연이 무산되는 걸 보면서 지역 연주자들의 현실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이러한 생각에서 나아가 무대가 부족한 지역 예술인들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다는 열망으로 만든 단체가 아르플래닛이다. 창단 취지에 맞게 팀원 모두가 최대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발판을 제공하고 돕는 것이 목표다. 팀명 아르플래닛은 아름다움(Art)과 예술가(Artist), 행성(Planet)을 결합한 것으로, 혁신적이고 전문적인 기획력을 가진 유일무이하며 빛나는 단체를 지향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4월 창단 기념 음악회를 시작으로 다양한 공연을 펼쳐왔다. 7월 광주문화재단 ‘목요콘서트’는 광주지역 신진작가인 유소연 작가와 콜라보를 통해 전시와 연주회가 결합된 융합 공연으로 꾸몄다. 작가의 작품 ‘위안의 여정’을 스크린으로 송출하고 이와 어울리는 드뷔시, 라벨 등의 편안한 인상주의 음악을 연주해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12월에는 북구청 문화지원사업을 통해 ‘협주곡의 밤’을 기획해 선보였는데, 기존 오케스트라 편성이 아닌 피아노 반주 위주로 편곡한 새로운 시도가 돋보였다. 같은 달 1~3일에는 전일빌딩245 시민갤러리에서 한해를 기록한 사진 전시와 음악회를 열어 창단 이후 발자취를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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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플래닛 협주곡의 밤’ 무대에 선 최혜지 피아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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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문화재단 목요콘서트 ‘색채의 멜로디’에서 사회를 맡고 있는 최혜지 피아니스트. |
최 대표의 궁극적 목표는 광주 지역 클래식의 대중화다. 감상하는 이가 없다면 아무리 좋은 예술도 지속될 수 없다. 마니아층만이 아닌 일반 대중 또한 자주 찾는 클래식 공연 활성화를 꿈꾼다. 공연기획에 있어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광주에 클래식 공연 문화를 활성화하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는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르플래닛이 지금까지 지역예술인들에게 무대를 제공하고 관객과 소통하는데 포커스를 맞췄다면 나아가 지역 예술 생태계를 풍요롭게 하는데 기여했으면 하는 욕심이 있죠. 올해는 지역만의 특색을 담거나 2030세대를 겨냥한 프로그램 등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보고 싶습니다. 연주자로서는 무대에 계속 오르며 음악적 역량을 키워나갈 거예요.”
김다경 기자 alsqlsdl94@gwangnam.co.kr 김다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