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광주·전남 국가유산 수십 년째 ‘행방불명’
검색 입력폼
사회일반

도둑맞은 광주·전남 국가유산 수십 년째 ‘행방불명’

광주 4건·전남 52건 등 총 56건…국가지정유산도
7~40년 자취 감춰…관리감독 부실로 회수 난항

지난 1982년(추정) 도난 피해가 발생한 유희춘 미암일기 및 미암집목판 중 일부.
광주·전남지역의 역사적·예술적 가치를 담고 있는 문화유산의 상당수가 도난당한 이후 수십 년째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도난당한 유산들은 국가지정유산을 비롯해 각 지자체에서 보존 가치를 인정하고 있는 문화유산까지 포함돼 있어 회수를 위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5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현재 등록돼 있는 광주·전남지역 도난 국가유산은 총 56건(광주 4건·전남 52건)이다.

지정문화재는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국가지정문화재와 시도지정문화재 등으로 구분된다.

국가지정문화재는 문화재청장이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한 중요문화재로서 국보·보물·국가무형문화재·사적·명승·천연기념물·국가민속문화재 등 7개 유형으로 구분된다.

시도지정문화재는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가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문화재 중 보존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것을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지정한 문화재다.

도난된 문화재들은 짧게는 7년에서 길게는 40년 이상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역에서 유일하게 국가지정문화재로 등록된 ‘유희춘 미암일기 및 미암집목판’ 중 4판은 1982년(추정) 도난 피해가 발생한 지 43년이 흘렀음에도 행방이 묘연하다.

또 전남 유형문화유산 제216호로 지정된 ‘필암서원 하서유묵 목판 중 묵죽도판’ 3점은 지난 2006년 도난된 이후 자취를 감췄다.

해당 도판은 조선시대 인종 때 학자인 하서 김인후(1510~1560)와 관련된 문서들을 새긴 목판으로 판각의 변천을 알 수 있는 유산으로 평가 받고 있다.



지난 2006년 도난된 필암서원 하서유묵 목판 중 묵죽도판.


문제는 도난된 문화재 중 추후 지정 또는 등록 문화유산이 될 수 있는 문화재도 다수 존재한다는 점이다.

비지정유산의 경우 관리 감독이 부족한 데다 자연풍화에 의해 유실되는 경우가 많고 도난의 우려도 크다.

실제 지역에서 도난된 국가유산 중 국가지정유산 1건(광주 0건·전남 1건), 시도지정유산 7건(광주 1건·전남 6건), 비지정유산 48건(광주 3건·전남 45건) 등으로 집계됐다.

도난 비지정유산의 대다수는 백련사, 선암사 등 지역을 대표하는 사찰 문화재다.

하지만 도난 당시 국가유산에 대한 관리 감독 체계가 미흡해 문화재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도난 국가유산에 대한 관심이 멀어지는 것도 한 요인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소중한 문화유산이 제자리에서 안전하게 보존되고 원활하게 활용되도록 도난 문화유산 회수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도난 국가유산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회수를 위한 첫걸음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가유산청 등은 도난, 도굴된 국가 유산의 회수를 위해 제보(국가유산청 사범단속팀, 080-290-8000)를 받고 있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윤용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광남일보 (www.gwangnam.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키워드 :
- 광주시당구연맹, 2025년 정기총회 ‘성료’
- '48개국 참가' 대폭 확대된 카타르 U-17 월드컵, 11월 개최 확정
- KBO 시범경기 8일 개막…KIA, 롯데와 첫 경기
- 손연재, 대한체조협회 이사로 선임…"선수에 동기부여 기대"
- 아시아 선수들의 한국 무대 도전…프로배구 비대면 드래프트 개최
- ‘달라진’ AI페퍼스, 탈꼴찌 싸움서 생존할까
- 여자 복싱 신보미레, WBC 챔피언 뒤부아와 타이틀전
- 근현대미술사 족적…대가들 작품 만나볼까
- 시대 이끈 ‘광주여성사’ 도보투어로 만나다
- 자연 세심하게 표현…눈부신 생명력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