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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문인협회 이근모 회장 |
회복, 의료 현장 혼선 극복, 내란 세력에 대한 처벌, 6월 실시될 대선 정국 관리 등 첩첩산중 쌓인 국가적 과제와 향후 정치적 일정을 무리없이 풀어가기를 희망했다. 광주미술협회와 광주문인협회, 광주전남작가회의 등 문화예술단체 수장들로부터 파면 이후 새롭게 전개될 대한민국호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들어봤다. 이들은 차기 정부가 문화예술계에 더많은 관심과 지원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를 정리 소개한다.
△광주미술협회 박광구 회장
대통령 탄핵 파면이 근래들어 역대 세번째로 인용됐다. 12·3 비상계엄 선언 이후 4개월만에 현 윤석열 대통령이 4일 파면이 확정됐다.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렸던 국가적 위기 속에 파면이 확정됨에 따라 이제 민주주의도, 국민들의 일상도 제자리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이 네달 동안 국가적 분열이 심각했는데 이제 한데 뭉쳐 다시 모든 분야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IMF 때만큼이나 어렵다고 하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우선 화합이 중요하다고 본다. 결국 경제가 살아나야 문화예술계 역시 활력을 도모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과거에 보면 예술계만 지원해달라고 하는 성향이 있지만 경제가 죽어 있는데 ‘어떻게 예술계만 활력이 있을 수 있겠냐’며 궁극적으로 경제 살리기에 다같이 나서서 노력을 해야 한다. 또 이번 비상계엄 시국에서 제일 안타까운 점은 헌법 자체를 부정까지 자행한 것이다. 이런 것들이 바로 잡혀야 한다. 검찰과 법원까지 믿지 못하게 된 점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리고 가장 문제없이 믿을 수 있는,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가 헌법재판소였는데 이마저 믿지 못하게 돼 서글프다. 이번 기회에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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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작가회의 김미승 회장 |
비상계엄 사태로 온 사회가 양분됐다고 생각한다. 양분된 사회를 통합시키는 숙제가 우리들 앞에 놓여 있다. ‘숙제를 슬기롭게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가야 한다. 대한민국이 하나가 돼 한 목소리로 ‘오! 대한민국’ 외칠 수 있도록 정서로서 국민통합을 꾀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문학인도 사회참여를 하는 태도는 좋다고 본다. 하지만 갈등을 조장하지 않는 선에서의 참여가 좋겠다. 특히 한 마음으로 공유할 수 있는 참여이어야 한다. 비상계엄 시국 4개월 동안 전라도 사람으로서 밉고 괘씸하다는 생각을 지울 길이 없었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우리나라가 어쩌다가 여기까지 와 버렸을까’ 매우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정서상 많은 고생들을 해 왔는데 문학예술로 상처를 치유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법조계는 신뢰보다 갈등으로 인한 양분된 사회 구조 속 법을 공부한 사람들인 만큼 법리적 판단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결국 뭐가 어쩌고 하더라도 법리적 해석만이 사회적 갈등을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이라고 확신한다. 비상계엄이 타당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상황론에 치우치지 않고 오직 나라와 국민들을 위해 법리적 해석만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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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미술협회 박광구 회장 |
파면이 확정돼 국민들은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고, 나라는 제대로 된 사람이 이끌고 나가야 한다. 그리고 작가들은 나라 걱정을 그만하고 자기 작품을 제대로 쓰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저도 그렇고, 작가들도 그렇고 비상계엄 전에는 자기 작품을 하는데 힘을 쏟아 왔지만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사회를 돌아봐야 하는 기회가 됐기를 희망한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어떻게 글을 쓸 것인가’를 망라해 모든 것을 뼈저리게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어려운 시대 상황 속 문학인들이 힘을 모으고 솔선수범해 결속력을 발현해 냈다고 본다. 비상계엄 시국을 보면서 문학인이 아니더라도 어느 누구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모두들 속으로 부글 부글 끓었을 것이다. 하나의 기폭제가 된 것은 틀림없다. ‘우리가 이대로 있어서는 안되겠다’고 해서 5·18민주광장에 모여 탄핵 파면 촉구 시위를 한 것이 아닐까 한다. 저는 개인적으로 서울 본회에 가서 송경동 사무총장의 단식을 보면서 눈물이 돌았다. 그것을 보고 ‘광주전남작가회의도 뭔가 해야 하지 않겠냐’ 해서 조를 짜서 하루 종일 시위에 나서게 된 것이다. 앞으로 어떤 일이 생겨도 이런 결속력이라면 못할 일 없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