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학령인구 감소와 전남 글로컬 미래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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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저출산 학령인구 감소와 전남 글로컬 미래교육

박기복 영화감독

박기복 영화감독
[문화산책] ‘학령’(學齡)은 초등학교에서 의무교육을 받아야 할 나이의 시기를 말한다.

글로컬(glocal)은 글로벌(global)과 로컬(local)을 합성한 단어로, 세계성과 지역성을 함께 탐색하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가 새해 벽두부터 ‘학령인구 감소’와 ‘글로컬 미래교육’을 화두를 꺼낸 이유는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가 우리 사회 가장 중요하고 다급한 이슈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필자가 작년에 화순 청풍초등학교 어린이와 함께한 ‘박기복 원스톱 영화학교’에서 영화 수업을 하면서 느낀 소회를 덧붙이기 위해서이다.

대한민국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들어섰다. 매해 화순군(약 6만명) 인구가 사라진다. 인구 감소는 대한민국의 위기만이 아닌 전 세계적 현상이다. ‘노인 한 분이 돌아가시면 도서관 하나가 불타 없어지는 것과 같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학교가 사라지면 마을공동체가 무너진다’고 있는 일이 지금 대한민국 현실이다.

인구 감소가 사회경제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우리 삶의 질과 전통문화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6년이란 긴 유년의 학창 시절 추억의 태자리가 사라져버린 것이다. 인구 감소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그 충격의 여파는 사회 전반적으로 미치면서 온갖 사회 혼란과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세대 갈등은 더 고조되고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할 것이다. 연금은 고갈되고 의료체계와 지방 경제가 무너질 것이며 군사력도 약해질 것이다. 생산성은 계속 둔화하고 마이너스 성장률이 고착화해 선진국 반열에서 이탈할 것이다.

인구 재앙으로까지 불리는 심각하고 두려운 인구 감소 현상을 바라보면서 많은 학자와 정부는 온갖 대책을 내고 투자를 했지만, 백약이 무효다.

이대로 인구 감소가 이어진다면 가까운 미래는 SF(Science Fiction) 공상과학영화처럼 인공지능(AI) 아기 공장에서 인류의 출산을 맞는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임신과 출산이라는 고통 없이 인공 자궁을 통해 아이를 생산하는 연구는 독일과 중국에서 이미 성공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인공 자궁공장에서 유전자 변형을 통한 맞춤형 인간들을 생산하거나, 인간과 동물을 결합한 현대판 키메라를 생산하게 되는 끔찍한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필자는 교육 전문가도 아니고 학생들을 가르쳐온 교사도 아니다. 평생 시나리오 작가와 감독과 영화제작을 해 온 사람이다. 정부나 전문가 집단에서도 해결하지 못한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에 대한 대책이 있을 리 없지만, 작년 전남교육청에서 전국 최초 개최한 ‘글로컬 미래교육 박람회장’을 견학한 경험과 전남도교육청이 주최한 ‘제1회 작은 학교 영화·영상제’를 참관하면서 농산어촌 교육의 미래 희망을 보았기 때문이다.

작은 학교에서 출품한 영화들은 학생과 교사, 학부모, 지역민 등이 참여해 시나리오 기획부터, 촬영, 배우, 편집에 이르는 전 과정에 참여해 의미를 더한 영화제였다.

필자는 작은 학교 아이들이 만든 영화 한 편이 거대하고 거창한 일이라 여긴다.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부품의 개수가 무려 2만 개가 넘는다고 한다. 영화 한 편을 만드는 과정이 자동차 부품 개수와 견줄만한 성격은 아니지만 폭넓은 기술과 학문과 예술의 결합체라는 사실이다. 음악, 조명, 녹음, 컴퓨터 그래픽, AI, 만화, 미디어아트 등 모든 학문과 기술과 과학의 결합이 영상영화다.

필자는 농산어촌 작은 학교 아이들이 만든 영상영화가 지역과 지역, 지역과 세계의 연대와 소통을 통해 교류와 협업의 기치를 건 글로컬 미래 교육으로의 가능성을 보았다.

영상영화야말로 세계적인 공통언어다. 작은 학교 어린이와 청소년이 만든 영상영화를 지역 학교, 세계 여러 나라 학교와 쌍방향 화상으로 연결, 공유하면서 영상영화 교류와 공동제작도 가능하리라 본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농산어촌 작은 학교의 지역적 환경과 특수성이 세계적 보편성으로 이해되면서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영상영화의 글로컬 미래교육 실현을 위한 제반 사항들이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일단은 전남의 농산어촌 작은 학교 ‘영상영화제작 허브’ 설치다. 허브를 구성할 현장경험이 풍부한 전문가구성이 된 이후 지역과 세계의 네트워크 구축 작업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업은 교육청과 교육종사자 및 지자체, 동문, 지역민의 협조와 격려가 수반 된다면 큰 힘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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