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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인 서해안 천일염은 칼슘, 칼륨, 마그네슘 등 미네랄 함유량이 풍부해 세계적인 명품으로 인정받아 왔다.
이런 우리나라 천일염에게는 ‘아픈 과거’가 있다. 지난 2014년 신안군 신의도 태평염전에서 지적장애인에게 직업을 소개시켜준다고 꾀여 감금하고 강제노동을 시킨 ‘염전노예’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당시 피해자들은 수년간 하루 5시간도 자지 못한 채 소금 생산 등 온갖 노동에 동원됐지만 돈 한 푼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한 사법 당국의 수사가 진행돼 염전 임차인등 관련자들은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피해자들은 피해 보상 등 별다른 구제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전남도가 대책을 내놓으며 이번 사건이 일단락된 듯 싶었다.
하지만 지난 2021년 신안군 그 염전에서 7년간 일한 후 400만원밖에 받지 못한 지적체장애인의 사연이 공개되는 등 또 다른 ‘염전 노예 사건’이 발생, 사회적 파장이 일었다.
연 이은 ‘염전노예 사건’은 이제 국제적인 망신까지 당하게 됐다.
최근 미국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이 ‘염전 노예’ 논란을 일으킨 이 염전에서 생산된 천일염에 대해 수입 금지 조치를 내린 것이다.
이는 주한 미국대사관이 지난 2022년 관계자를 목포에 직접 내려보내 이 사건을 조사하고 부정적인 내용이 들어 있는 종합 보고서를 미국 국무부에 보낸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국내 공익단체가 인권침해 등을 유발한 이 염전에 대해 미국에 수입을 중단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을 제기한 것도 한 몫하고 있다.
물론 전남 천일염의 미국 수출량은 지난 2023년 전체 생산량 18만5000t중 245t(5억원 상당)밖에 안되고 그 염전은 연간 7∼8t(1억원 상당)밖에 안돼 이로 인한 전남 농산물 등 수출피해는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강제노동 등의 사유로 미국이 수입 금지 조치한 나라는 중국, 소말리아, 짐바브웨 등 12개국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 명단에 들어간 것 자체가 정말 창피한 일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와 지차체의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김상훈 기자 goart001@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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