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 확대 논의 본격화…노동계·자영업계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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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근로기준법 확대 논의 본격화…노동계·자영업계 온도차

고용노동부, ‘5인 미만 사업장 노동 실태 분석’ 착수
"취지 공감하지만 현실 고려해야"…고용축소 우려도

정부가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 검토에 본격 착수하면서 노동계와 자영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노동계는 오랫동안 방치된 노동 사각지대 해소 소식에 반색을 표하는 반면, 일부 영세 자영업자들은 인건비 부담 증가에 따른 생존 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14일 고용노동부는 최근 나라장터를 통해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실태 분석’ 연구용역 입찰을 긴급 공고했다고 밝혔다. 영세사업장의 임금과 노동시간, 근로환경 등을 조사해 향후 제도 개선 논의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노동부는 노동자뿐 아니라 사업주들의 애로사항까지 함께 분석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을 중심으로 적용된다. 이에 따라 5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연차유급휴가, 부당해고 제한 등 일부 핵심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노동계에서는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이나 부당해고 등에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지적해 왔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연장근로수당이나 부당해고 구제 등 근로기준법상 주요 보호 장치가 제한적으로 적용돼, 노동자들이 직장 내 괴롭힘이나 해고 등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에 정부 역시 노동 사각지대 해소 필요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이재명 정부는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을 국정과제로 제시했으며, 단계적 확대 적용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자영업계와 소상공인들은 현실적인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 임대료·원재료비 상승 등으로 이미 경영 압박이 큰 상황에서 추가 인건비 부담까지 발생할 경우 고용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동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42) “근로자 보호 필요성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이 감당해야 하는 부담도 너무 크다”며 “최근 몇 년 사이 식자재 가격과 임대료, 전기·가스요금까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인건비 부담까지 커지면 버티기 어려운 업주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 적용이 확대되면 아르바이트 채용을 줄이거나 가족경영 형태로 바꾸는 업장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결국 일자리 자체가 줄어드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특히 외식업과 소매업 등 영세 업종에서는 인건비 비중이 높은 만큼 부담이 더욱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일부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가족경영 전환이나 무인화 확대를 고민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노동권 보호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영세사업장 현실을 고려한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업종별 특성과 사업장 규모를 반영하고, 인건비 지원이나 노무관리 지원책 등 보완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노동권 사각지대를 해소해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원칙 아래 단계적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되, 영세 자영업자들의 경영 부담 역시 함께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노동자 보호 필요성과 소상공인·자영업자의 현실을 균형 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현장 의견과 실태조사 결과를 충분히 반영해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은지 기자 eunzy@gwangnam.co.kr         김은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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