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첫 사진예술 분야 명인인 최영태 사진작가는 광주의 변화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내고 있다.
그가 ‘사진’과 연을 맺게 된 것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최 명인은 임동오거리에서 ‘삼오양행’이란 간판을 달고 필름대리점을 운영했고, 자연스럽게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필름이 단종되면서 사진 기자재 판매업으로 업종을 전환하게 됐다”며 “사진 분야를 업으로 삼다 보니 더욱 심도 있게 사진을 공부해 보고 싶어 가게 운영과 병행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렇게 광주대학교 사진대학원으로 진학한 그는 석사를 취득한 뒤 본격적으로 사진작가로 활동하게 됐다.
사진에도 다양한 장르가 있는데, 최 명인은 다큐멘터리 사진을 전공했다.
다큐멘터리 사진은 역사를 기록하는 것으로, 그는 광주의 변천사를 사진으로 담아내고 있다.
특히 재개발 지역의 전과 후를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그가 변천사를 기록한 곳은 증심사, 학동 8거리, 아시아극장, 중흥동, 닭전머리 등 광주에서도 눈에 띄게 변화한 곳이다.
재개발 지역의 골목골목을 촬영하고, 주민들이 빨래를 널어 놓는 모습, 대문 앞에서 고추를 말리는 모습 등 일상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후 재개발로 변화하는 모습을 시간 순서대로 기록한다.
그는 “먼 훗날 광주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며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인만큼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최 명인은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도 광주전남발전협의회가 주최·주관한 순방 전시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올해부터 그는 광주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로 출강하고 있다.
사진에 관심을 가진 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구도와 촬영 기법을 전수하고 있다.
그는 수강생들과 함께 연 30회 이상 출사를 나가기도 했다. 개인적 출사까지 포함하면 1년에 50회 이상 나가 광주시민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최 명인은 최근 (사)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이하 한국예총)가 주최하고 한국예술문화명인진흥회가 주관한 제13회 한국예술문화명인 인증식에서 사진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최고 명인으로 등극했다.
한국예술문화명인 인증제도는 한국예총이 주최하고 한국예술문화명인진흥회가 주관하는 것으로, 한국전통 예술문화의 새로운 문화를 유지·발전시키면서 높은 수준의 유·무형 성과물과 그 가치가 검증된 사람을 인증하는 제도다.
명인을 인증하는 과정 또한 까다롭다.
매년 100여개의 다양한 예술 문화 분야에서 공적 추천서를 받아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서류심사와 인터뷰, 작품검증, 현장심사 등 엄격한 심사를 거쳐 명인 인증서를 수여되게 된다.
예술의 계승과 발전에 기여한 이들에게 주어지는 영예로운 호칭인 만큼 그 값어치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최 명인은 예향 도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광주의 역사를 기록하고, 과거와 현재, 미래를 넘나들며 사진 예술로 승화시키고 있는 공적을 인정받았다.
또한 그는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진 기술로 봉사활동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지난 10여년 간 노인복지관 등을 찾아 어르신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장수 사진을 무료로 촬영하는가 하면, 광주시각장애인연합회의 사진강좌·출사 지도도 12년째 이어오고 있다.
이 같은 활동은 사진 분야에서 두터운 신망을 쌓게 됐고, 그 결과 사진예술 분야 최고의 명인에 이르게 됐다. 앞서 그는 2019년과 2024년 광주시장상, 언론인연합회가 주관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시민 대상, 대한민국 충효 대상 등 지자체와 기관으로부터 다수 표창도 수상한 바 있다.
특히 한국사진작가협회 사진교육지도자를 비롯해 전국심사 자격증, 사진 관련 다양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사진에 관심 있는 미래 세대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사진예술 정착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관심 기울여준 사진 동호인과 선·후배에게 감사하다”며 “사진예술과 문화의 가치를 높이고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성과를 인정받은 것 같아 뿌듯했다”고 전했다.
광주를 기록하고 있는 최 명인은 이번 12·3 비상계엄의 광주의 모습도 기록으로 남겼다.
비상계엄에 반대해 옛 전남도청으로 모인 시민들의 모습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표결이 이뤄지지 못했을 때 광주시민의 허탈함, 탄핵안이 통과됐을 때 환호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그는 “광주는 5·18의 아픔을 갖고 있는 만큼 이번 비상계엄에 누구보다 빠르고, 단합된 모습을 보였다”며 “이 역시 후대에 전하기 위해 도청으로 나갔고, 시민들의 다양한 모습을 촬영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마음 한 편에 아쉬움이 가득했다.
‘명인’이란 칭호와 함께 5·18 전국 사진 대전 초대작가, 광주시 사진 대전 초대작가, 대한민국 사진 대전 추천작가 지정, 대한민국 사진축전 참여작가 등 내로라하는 타이틀을 지녔지만 광주의 모습을 함께 담을 후학을 양성하지 못해서다.
최 명인은 “이제 마지막 목표는 애제자를 키우는 일”이라며 “명인 아카데미를 구상하고 있으며, 광주를 기록하면서 제자를 길러내는데 남은 시간을 쓰겠다”고 전했다.
이어 “한 분야에만 30년을 매달렸지만, 앞으로도 사진예술의 발전을 위해서도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이산하 기자 goback@gwangnam.co.kr 이산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